• '님의 침묵' 시해설 - 당신을 보았습니다 -
    글쓴이 운영자

    날짜 14.01.14     조회 305

    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의 88편의 시중에서 몇 편의 시를 전문과 함께 해설문을 싣고자 한다.
    한용운 시집 님의 침묵 전편 해설은 송욱 교수의 전편 해설집을 인용하였다.
    그 주요 시 제목을 먼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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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2.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3.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秋收)가 없습니다.
    4.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主人)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고 말하였습니다.
    5. 그 말을 듣고 돌아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6. 나는 집도 없고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民籍)이 없습니다.
    7. '민적 없는 자(者)는 인권이 없다. 인권이 없는 너에게 무슨 정조냐'하고 능욕(凌辱)하려는 장군(將軍)이 있었습니다.
    8. 그를 항거(抗拒)한 뒤에 남에게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으로 화(化)하는 찰나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9.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烟氣)인 줄을 알았습니다.
    10.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역사(人間歷史)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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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신>은 무심의 경지임으로 <당신이 가신 뒤>라고 해도, 내가 항시 지니고 있다. 따라서 <나는 당신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여기서 <당신>은 민족의 독립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2. <나를 위함이 많다>고 함은 모든 문제는 <자기의 책임>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3. <나>는 땅이 없고 추수가 없는 심한 빈농으로 드러난다.

    4. <나>는 한걸음 나아가 거지가 된다. <주인>의 말을 빌리면 <거지는 인격이 없으니까 생명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산이 우리 인격이며 우리 생명이다>, 이런 뜻이 된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 소유권이 인격이며 생명이라는 물질지상의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지는 사회적인 무를 상징한다. 그리고 <너를 도와주는 것은 죄악이다>. 이 말은 자비를 철저하게 부정함을 가리킨다.

    5. 그러나 자비가 없으면 진리도 없다. 물질지상의 원리에 따라서 자비가 철저히 부정될수록 <나>는 끝끝내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즉 너무나 벅찬 자비 속에서 진리를 본다! 그리고 자비는 공의 경지를 떠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인>의 공덕을 엿볼 수 있다.

    6. <다른 까닭을 겸하여 민적이 없다>. 일제하에 살고 있었던 우리 민족 전체는 민적이없는 존재나 다름이 없었다! 사실 만해는 일생을 호적 없이 살았다고 한다.

    7. <장군>은 무엇보다도 우선 일제를 가리킨다. 일제는 한국사람의 인권을 부정하고 능욕하였다. 또한 <장군>은 모든 정치권력을 뜻한다고 할 수도 있다.

    8. <그를 항거한 뒤에>. 이 구절은 만해 자신이 영도한 삼일운동을 뜻한다. 모든 문제는 <자기의 책임>이라는 것이 선의의 입장이다. 따라서 일제하에서 우리가 살게 된 것도 우리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일제에 대한 격분이 <스스로의 슬픔> 즉 자기의 책임으로 변하는 순간에 진리를 본다. 바꾸어 말하면 공의 경지는 일제가 우리 민족을 강간하려는 것을 항거 할 수 있는 동시에, 우리 민족 자신의 책임을 드러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9. 일제하에서는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 즉 일제의 권력과 <황금> 즉 금전과 물질을 위하여 있는 <연기> 즉 무와 비슷한 것이었다. 우리는 <제사지낸다>는 말에 두가지 뜻을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존경한다>. 둘째는 <상대방을 죽은 존재로 여긴다.> 따라서 일제하에서는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일제와 금전 역시 죽은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연기> 즉 무와 같은 것이었다.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어서 뜻은 더욱 날카로와질 뿐더러 깊어지기도 한다.

    10. 지금까지 <나>는 땅도 추수도 없는 빈농, 혹은 인격과 생명이 없는 거지로서 등장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집도 민적도 없는 가녀린 여인으로서 <장군>에게 능욕당하려다가 <그를 항거한다.> 그러나 이 <항거> 다음에는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이 칼과 황금으로 더불어 부정되면서, <나>는 그 참된 모습을 드러낸다.
    <나>는 여기서 깨달음의 경지가 종교적인 진리(<영원의 사랑>) 일뿐더러,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원동력이요, 실천력이라고 믿고 행동한(인간역사의 첫페이지에 잉크칠을 한) 독립투사였고 대선사인 만해 자신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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