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님의 침묵」을 읽고

Theresay Hyun(불문학·캐나다 요크대 교수)


나는 시를 좋아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 내가 어렸을 때 나의 어머니는 당신이 좋아하는 시를 읽어주곤 하셨다.

내가 처음 불란서 시를 접했을 때는 불란서에 유학을 하던 20세 때였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학생들과 공부하던 때였다. 불란서 문학교수는 우리들에게 보들레르의 시를 설명했다. 나는 당시에 시의 몇 구절을 외웠는데 그것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겨울은 온통 내 가슴에 사무쳐들리……"

내가 한국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칠 때 나의 한국학생들이 보들레르 시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놀랐고 또 기뻤다. 그래서 나는 한국시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됐다. 뒤이어 나는 한용운시, 「님의 침묵」을 읽게 됐다. 나는 '님'의 의미가 사랑하는 존재, 즉 국가나 절대적 존재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이 시를 시 애호가의 모임에서 음악과 더불어 혹은 음악없이 수없이 많이 듣곤 했다.

나는 이 시가 읽혀질 때마다 그 시를 읽는 사람이 누군가에 의해 슬프게 들려지기도 하고 기쁘게 들려지기도 하고 또는 희망적이기도 하고 비관적이기도한 매우 특별한 감정적 흐름이 있는 리듬있는 시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처음에 이 시의 구절들이 서로 모순되는 의미를 가지지 않았나 했다. 예를 들어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슬픔의 힘으로부터 오는 희망의 의미가 무엇일까? 그리고 만남으로부터 오는 헤어짐은 무엇일까? 이 들의 시구절은 마치 보들레르가 「악의 꽃」에서 상징했던 전통적 서구사상의 이원주의를 화해해 보려 했던 것과 흡사했다. 그러나 나는 한용운의 시의 모순대상의의미가 전통적 한국사회와 불교사상의 배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한용운의 작품에 대해 점차 깊게 감상하게 됐고 이 시가 내포하고 있는 지혜에 대해 스스로 깨닫게 됐다. 「님의 침묵」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더 넓게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한용운은 모든 삼라만상이 공유하고 있는 후회를 말하고 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의 한국이 낳은 이 위대한 시인은 현재의 상황에 폐허가 되는 것을 넘어서서 더 나은 세계를 보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님의 침묵」은 사랑의 노래를 어떻게 듣느냐를 아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희망을 다시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