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海 韓龍雲(1879-1944)禪師는 朝鮮 王朝의 崩壞期에 태어나 日帝强點期를 살았다. 그는 우리 歷史의 가장 암울했던 시대를 살며 그 어둠의 歷史를 새希望의 歷史로 바꾸어 내는 願力 菩薩의 理想에 살았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어두운 시대를, 가장 밝게 살다간 겨레의 크나큰 스승임을 歷史는 우리에게 가리켜 주고 있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역사의 어둠 밝혀 現世의 極樂淨土 즉 世上을 어떻게 사는 것이 옳게 사는 길인가를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다. 3.1만세 운동으로 獄苦를 치르고 나온 萬海 韓龍雲禪師를 찾아간 東亞日報 記者는 그 地獄같은 獄中 生活을 소개하여 달라고 하였다. 그 말이 채 떨어지기 무섭게 그곳은 地獄이 아니라 極樂이었다고 說破한 모습에서 그의 生 그 自體는 現世의 極樂淨土를 살다간 願力의 菩薩이었고, 普賢菩薩의 理想을 살다간 時代的 幸運兒(?)였다.
萬海 韓龍雲禪師 그는 우리 시대 가장 강렬한 大衆 佛敎 運動의 主唱者요, 改革論者였다. 그리고 普賢菩薩 行願의 實踐論者였다. 그의 이러한 삶을 뒷받침하는 많은 資料는 이미 《韓龍雲全集≫과 萬海思想硏究會가 補有한 《韓龍雲思想硏究≫에 상세한 기록으로 정리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再論을 거듭하지 않겠다. 다만 그의 佛敎思想의 큰 줄기는 《朝鮮佛敎維新論≫을 통한 佛敎 改革 思想과 大衆 佛敎 建設을 주장한 각종 論說, 그리고 禪과 敎 一致의 佛敎思想, 그리고 護國佛敎와 菩薩 思想을 담은 各種 論說에서 萬海 韓龍雲의 佛敎思想과 더나아가 그의 佛敎 改革 思想의 뿌리를 確認 식히는 作業이 民族社가 刊行한 바 있는 만해의 불교 사상 《푸른 산 빛을 깨치고≫에서 이미 정리가 되어 韓龍雲精神의 가치를 확인시키고 있다.
本 論考에서는 萬海 韓龍雲의 佛敎思想 중에서 《朝鮮佛敎維新論≫을 중심으로 그의 佛敎 改革의 實踐 思想과 意味를 확인하고자 한다.
2. 日帝 强占期의 佛敎 狀況
歷史의 激動期를 살면서 朝鮮 王朝 士大夫들의 승려의 都城 禁止라는 抑佛 政策의 희생 양으로 전락한 불교, 僧侶들에게 가혹한 賦役이 강조되고, 賤民의 지위로 격하되고, 佛敎는 어디에서도 保護받지 못하는 宗敎로 치부되고 僧侶는 無力한 集團으로 전락하여 있었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간파한 日帝는 朝鮮 침탈의 방편으로 日本 僧侶의 布敎영역 擴大라는 名分으로 朝鮮의 江山을 넘나들며 그들의 기지를 구축하여 갔다. 이러한 가운데 조선 불교의 싸인 恨인 僧侶의 都城 出入 禁止를 日本 日蓮宗 僧侶 사노(佐野前勵)의 建白書로 풀었다. 이 事件이 1895년의 일이었다. 이것을 두고 그 日本人 僧侶를 "菩薩의 化身"이라고 찬양하는 者도 있었다. 사실 韓國佛敎의 또다른 受難의 歷史가 시작되는 침탈의 時代였다. 그 이후 日本 僧侶들의 威勢는 朝鮮佛敎를 侵略의 道具로 서서히 전락하게 만든다. 이로서 日本 佛敎의 침탈의 歷史는 加速化되었다. 1908년에는 朝鮮佛敎의 宗名을 圓宗으로 宣布하고 全國 52인의 僧侶 大會를 開催하였다. 그 속에서 民族的 自尊心을 팔아 親日 勢力과 結託한 李 晦光과 같은 僧侶가 나타나 韓國佛敎를 日本의 曹洞宗과 倂合을 試圖하는 聯合 盟約이 체결되는 買宗的 雰圍氣가 擴散되어 갔다. 萬海 韓龍雲은 이러한 時代的 狀況속에서 日本 佛敎의 침탈은 民族的 自尊心은 물론 民族歷史의 단절을 가져오는 恥辱의 汚點으로 認識하였다. 그러므로 民族的 力量을 모아 이것의 분쇄 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이것이 1911년 1월 15일 嶺, 湖南 僧侶들이 順天 松廣寺에 모여 總會를 열고 臨濟宗을 세우고 臨濟宗 宗務院을 만들고 臨濟宗旨 홍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韓國佛敎의 법통을 잇는 臨濟宗 守護 運動이었다. 이것을 통하여 萬海 韓龍雲禪師는 韓國佛敎의 法脈을 확고히 하고자 하였다. 韓國佛敎의 일대 종풍 운동을 통한 意識改革의 烽火를 높이 들었다. 1600년 韓國佛敎의 法統 死守의 열정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朝鮮을 强點한 日帝의 總督府는 同年 6월 3일 日本 帝國主義 憲法에 의한 朝鮮總督府의 寺刹令을 公布하여 朝鮮의 모든 寺刹에 自治權과 運營權 일체를 總督府에 歸屬식혀 親日 佛敎, 내지 倭色佛敎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이 寺刹令 施行規則에 30本山制를 규정하고 30本山의 住持는 總督의 승인을 얻어서 취임하여 각 寺刹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그 이후 日帝의 武斷政治는 韓國佛敎의 彈壓의 도구로 30本山制를 적극 활용하였다. 이러한 일제 강점기 동안 한국 불교의 친일화 과정과 왜색화의 선봉에 선 한국불교계의 현실은 개혁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청산의 대상이요 또한 극일의 모습이기도 하였다.
한편 萬海 韓龍雲禪師는 《飮氷室文集≫을 통하여 열강의 각축 속에서 淸朝末의 狀況을 직시하였으며, 칸트, 루소, 베이컨의 서구 사상도 수용하는 적극성을 발휘하였다. 그리고 《瀛環地略≫을 통하여 5大洋 6大洲의 넓은 天地의 變化와 블라디보스토크, 日本, 滿洲 일대를 돌아보고 世界史의 빠른 變化를 느낀다. 世界는 이렇게 빠르게 變化고 있지만, 朝鮮은 한밤중일 뿐이었다. 이러한 狀況에서 萬海 韓龍雲禪師는 人間精神의 維新을 통하여 韓國佛敎가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時代精神과 歷史意識의 자각이 《朝鮮佛敎維新論≫을 세상에 내놓게 한다.
그러면 이러한 時代狀況을 克服하기 위한 萬海 韓龍雲禪師의 佛敎改革論의 特性을 《朝鮮佛敎維新論≫에서 살펴보자.
3. 朝鮮佛敎維新論의 特性
萬海 韓龍雲禪師는 朝鮮王朝의 抑佛 政策으로 무력한 집단의 모습을 보인 불교의 현실과, 日帝의 朝鮮策略에 따른 일본 승려들의 활동에 아무 준비 없이 무력하게 이용만 당하는 佛敎의 현실 앞에서, 淸朝末의 狀況을 직시하였으며, 서구 사상도 수용하는 적극성을 발휘한 만해 한용운의 입장에서는 조선 불교의 개혁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주장인 '破壞없이 改革이 없다'는 論理를 전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논리를 적극 주장하고 정리한 저술이 조선 불교 유신론이다. 만해 한용운은 여기서 維新의 當爲性 즉 維新의 哲學을 먼저 밝히고 있다. 그것이 제 1장부터 제4장까지의 내용이다. 緖論에 이어 佛敎의 性質, 佛敎의 主義 그리고 維新은 破壞로 부터 라는 항목이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維新의 哲學을 밝힌 《朝鮮佛敎維新論≫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維新이란 무엇인가? 破壞의 아들이다. 破壞란 무엇인가? 維新의 어머니다. 天下에 어미 없는 아들이 없다고 말은 하되, 破壞 없이 維新이 없다는 것은 간혹 알지 못하니 어찌 저 比例의 學에 그렇게 어두울 수가 있는가? "
破壞는 維新의 어머니라고 定義하였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것을 무너뜨려 없애 버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過去의 慣習이 불합리할 때에 그것을 뒤집어서 새롭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改革의 程度는 破壞의 程度와 比例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論說은 1910년 12월 8일 밤 百潭寺에서 脫稿되어 梵魚寺의 후원으로 1913년 5월 25일 佛敎書館에서 單行本(1913년 5월 15일 東文館 印刷, 菊版 80페이지, 定價 35錢)으로 發行되었다.
韓國佛敎의 제반 문제점을 改革하고 바로잡는 代案을 提示한 《朝鮮佛敎維新論≫의 構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緖論, 佛敎의 性質, 佛敎의 主義, 維新은 마땅히 破壞로부터 등 維新의 當爲性을 먼저 설명하므로 써 維新 哲學의 根本理念인 佛敎 敎理의 理想的 體系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萬海 韓龍雲禪師의 불교 維新의 哲學은 그 原形의 틀이 잡히고 있다. 그리고 佛敎에서 시급히 改善해야 할 12개의 實踐 德目 즉, 僧侶의 敎育, 參禪, 念佛堂의 廢止, 布敎, 寺院의 位置, 佛家에서 崇拜하는 塑繪, 佛家의 各種 儀式, 僧侶의 人權 回復은 반듯이 生産에서, 佛敎의 將來와 僧尼의 結婚 問題, 寺院 住職의 選擧法, 僧侶의 團結, 寺院의 統轄 등의 問題點들을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그 代案을 提示하고 있다. 佛敎 維新의 實踐的 德目 하나 하나 提示 하면서 그 代案을 具體的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데 이 著述이 갖는 維新의 實踐論을 접할 수 있다. 실로 방대한 佛敎界 懸案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萬海 韓龍雲禪師가 《朝鮮佛敎維新論≫을 쓰게 된 動機가 무엇인가를 그의 《朝鮮佛敎維新論≫ 緖論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나는 일찍이 우리 佛敎를 維新하는 問題에 뜻을 두어 얼마간 가슴속에 成算을 지니고……
무릇 梅花나무를 바라보면서 渴症을 멈추는 것도 養生의 한 方法이긴 할 것인 바 이 論說은 말할 것도 없이 梅花나무의 그림자 정도에 지내지 않는다. 나의 목마름의 불꽃이 全身을 이렇게 태우는 바에는 부득불 이 한 그루 梅花나무의 그림자로 만석의 맑은 샘 구실을 식힐 수밖에 없는가 한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梅花나무의 그림자 程度에 지내지 않는 이 論說로 목마름의 불꽃이 全身을 태우는 그 渴症을 멈추게 하려고 이 글을 쓴다고 했다. 그러면 萬海 韓龍雲禪師의 목마름의 불꽃이 全身을 태우는 渴症은 도대체 무엇일까? 時代에 뒤떨어진 佛敎, 非宗敎的, 非社會的 요인의 낡은 殘骸와 因習을 打破하고 革新하여 시대 발전에 앞선 佛敎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佛敎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朝鮮佛敎維新論≫의 緖論을 다시 살펴보자.
"이 세상에 어찌 成功과 失敗가 그 自體로서 存在하겠는가, 오직 사람에 의거하여 存在될 뿐이다. 世上萬事가 어느것 하나라도 사람의 의사에 따라 成功도 되고 失敗도 되는 법이다. 만약 일이 自立하는 힘이 없고 사람에 의존할 뿐이라면 일에 成敗가 있는 것도 結局은 사람의 책임일 뿐이다."
일의 成功과 失敗는 오로지 사람에 달려 있고, 사람이 責任질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萬海 韓龍雲禪師 자신은 이러한 비사회적이고 비종교적인 낡은 껍데기를 깨기 위하여 온갖 情熱을 하나로 모아 이 《朝鮮佛敎維新論≫을 집필하였던 것이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朝鮮佛敎維新論≫ 緖論에서 다음과 같이 다시 지적하고 있다.
"옛 사람이 말하기를 謀事하는 것은 사람에 있고, 成事하는 것은 하늘에 있다"
고 하였다. 그렇다면 하늘이 과연 일의 成敗를 좌우한다면 이것을 사람으로 하여금 自由를 完全히 상실케 하는 어떤 存在가 있을 수 있을까? 이는 自己 存在의 否定에 지내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謀事도 나에게 있고 成事도 또한 나에게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佛敎 維新의 責任은 바로 나에게 있음을 통감할 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무말 없이 지나 온 것은 어찌된 理由인가? 첫째는 天運에 맡기고, 둘째는 남에게 미루려는 그것이 주원인일 것이다. 나는 維新의 책임이 天運에도 있지 않으며 他人에게도 있지 않고 오직 나에게 있음을 비로소 알고, 이 論文을 지어 스스로 깨우치며 아울러 여러 僧侶 同胞들에게 알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論文은 文明國의 사람들이 본다면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朝鮮 僧侶들의 전도로 보아서는 조금이나마 취할 점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거짓 維新論이 있어야 참 維新論이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論文은 거짓 維新이기는 하지만 後日에는 보다 큰 榮光이 있을 것이다."
後日의 보다 큰 榮光 즉 거짓 維新論이 되기를 희망을 썩어 기술하고 있다. 萬海 韓龍雲禪師의 《朝鮮佛敎維新論≫도 하루 속히 維新되어야 할 改革의 대상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날이 하루 속히 다가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萬海 韓龍雲禪師는 社會 參與의 佛敎와 救世 主意의 佛敎를 강조하면서 朝鮮佛敎가 거듭나야 됨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維新이러기보다도 어쩌면 佛敎의 根本理念으로 되돌아가 社會 參與의 大衆 佛敎의 이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부자연스런 要素와 因習과 殘骸를 과감히 청산하고 佛陀의 根本 精神으로 돌아가자는 平等 主意 이상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佛敎가 현실과 적극적인 관계 속에 있어야 하고 時代精神과 歷史意識에 투철한 佛敎가 되어야 함을 强調하고 있다.
다음으로 萬海 韓龍雲禪師의 佛敎改革論의 實踐課題인 改革되고 淸算되어져야 할 問題點을 살펴보자.
4. 佛敎 改革의 實踐論
1) 敎育問題
萬海 韓龍雲禪師는 敎育이란 問題는 文明의 尺度이므로 佛敎가 宗敎로서 社會의 先導的인 역할을 하려면 철저한 僧侶敎育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보았다. 僧侶의 敎育水準의 여하가 佛敎 改革의 要諦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敎育을 妨害하는 자는 반듯이 地獄에 떨어지고, 敎育을 振興하게 하는 자는 반듯이 佛道에 든다는 萬海 韓龍雲禪師의 역설은 韓國佛敎의 敎育부재가 가져올 폐해를 심각하게 지적한 말이다. 敎育은 文明의 꽃이요, 文明은 敎育의 實果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文明은 敎育에서 생기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敎育이란 곧 學을 말하니 智慧로써 資本을 삼고 思想의 自由로써 法則을 삼고 眞理로써 目的을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면 지금까지 傳統 寺院에서의 僧侶敎育인 講院敎育制度의 특색인 論講과 問講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僧侶들이 講院에 入學하면 그 程度에 따라 課題를 받는다. 그래서 그 課題를 가지고 그 글과 뜻을 硏究하여서 同級의 여러 사람 앞에서 發表하여 잘 되고 못된 것을 가린다. 이것이 論講이다. 그리고 나서 스승에게 물어 可否를 決定하는 問講의 慣例가 되어 있다. 스스로 연구하지 않고 무엇이나 스승의 意見만 따르는 것에 比較한다면 그 思想의 自由를 보장하는 方法이 特色인 講院교육은 그 나름의 長點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늘 講院에서 이루어지는 敎育은 배우는 사람들이 硏究하고 논하는 것이 문구의 뜻을 따지는 짧은 註釋에 지내지 않을 뿐이며, 辯論하고 다투는 것이 남을 꺾고 내 私見을 내세우고자 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정작 큰 뜻과 깊은 취지를 묻는 바가 없고, 自己가 論講하는 것조차 무슨 뜻인지 몰라 아무 所得도 없는 사람이 십중 칠, 팔이다. 만약 한 번 자기 의견을 세워 先輩의 설을 反駁이라도 하면 반듯이 邪見 外道로 지목되어 버린다. 論講과 問講의 學問的 自由는 찾아보기 어려운 강원 교육의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므로 傳統的인 講院敎育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僧侶敎育의 方法論으로 普通學(基礎敎育), 師範學 그리고 外國 留學의 세 가지 점을 지적하여 積極的인 僧侶敎育의 改善策을 提示하였다.
첫째 普通學이다. 이것은 基礎 學問과 敎養學을 말하고 있다. 人間敎育의 基本學이라는 말이다. 專門敎育의 기초 학문으로 사람의 의복과 음식에 비유될 만큼 重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傳統的인 講院敎育에는 人間敎育의 基本學이 부족한 문제점을 보완하자는 취지다.
둘째 師範學이다. 스승이 될 사람들을 위한 人格敎育을 말하고 있다. 남의 模範이 되고 남을 가리키는 위치에 서려면 먼저 人格的인 敎育이 先行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人格敎育을 통해서만이 스승의 班列에 올라설 수 있다는 論理이다. 師의 道를 닦고 師의 道를 걸어가는 분이기에 스님(스승님의 준말) 또는 큰스님(大師)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즘 韓國佛敎의 僧侶들을 모두다 대사 님으로 부르기를 좋아한다는데 무슨 敎育을 받고 스승님의 班列에 섰는지 궁금하다. 師範學을 모르는 僧侶를 萬海 韓龍雲禪師는 귀머거리가 音樂을 듣는 격이고, 소경이 丹靑을 구경하는 꼴이라고 지적하였다.
셋째 外國 留學이다. 智識을 교환하여 學問을 서로 교류하는 것은 밝은 사리에 통하는 길이요, 영원한 대책이다. 外國 留學이 진실로 적절히 행하여진다면 불가사의한 이익이 예사로 많은 것이 아닐 것이니 뜻있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심사숙고할 문제인 줄 안다고 留學의 趣旨를 밝히고 있다. 당시 佛敎界의 狀況은 낡고 늙고 부패하고 頑固 卑劣한 무리가 백방으로 저지하며 구습을 고수할 뿐 새로운 전진을 조금도 보이지 않으려는 狀況에서 萬海 韓龍雲禪師의 이러한 제의는 상당히 파격적이며, 날카로운 면모를 보인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文明의 조류는 그 힘이 커서 이 무리가 저항하여 이루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니 敎育이 장차 보급 향상 될 것은 손바닥을 들여다보는 듯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萬海 韓龍雲禪師는 靑年의 敎育問題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는 精神敎育이요, 둘째는 朝鮮本位의 敎育이요, 셋째는 專門知識의 연구를 들었다. 그것은 敎育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思想의 自由를 통하여 哲學的 基礎를 공고히 하여 主體性이 있는 敎育이 되어야 함을 强調하기 때문에 精神敎育이고, 國籍不明의 敎育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지적으로 朝鮮本位교육이고, 産業社會 더나아가 情報化社會 속에서 社會的 機能을 强調함으로 專門知識의 연구를 강조한 萬海 韓龍雲禪師의 敎育哲學의 實踐論이다. 《朝鮮佛敎維新論≫에서 보여준 敎育哲學의 제반 이론은 오늘의 우리를 위해서 그대로 적용되어도 좋은 큰 敎訓들이라는 지적이다.
2) 布敎 問題
佛敎의 隆盛은 身命을 돌보지 않은 열렬한 傳法布敎에 힘쓴 소치임을 이차돈의 殉敎 精神 이래 歷史에서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러한 열렬하고 積極的인 布敎 活動이 있어야 하건만 朝鮮의 僧侶들은 貧賤에 시달리지 않으면 迷信에 혹한 무리들이어서, 게으른데다가 어리석고, 나약하여 흩어진 精神을 集中할 줄 모른다. 그리고 처음부터 佛敎의 眞相이 무엇인지 깜깜한 형편이고, 또 信徒로 말하면 小數의 女人뿐이며 男子는 아주 드문 형편이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여기서 朝鮮佛敎界의 現實에 대한 뼈아픈 지적을 하였다. 그러므로 오늘 세력이 없어서 경멸받는 朝鮮 僧侶의 身分으로서 당시의 침체된 시대 상황을 직시하고, 積極的인 布敎의 실천만이 韓國佛敎의 새로운 활로를 찾는 길임을 주장하고 있다.
당시의 佛敎 布敎의 方法으로는 소위 說法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布敎를 행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데 이 方法도 고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布敎의 문제점으로는 說法의 場所가 寺院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 說法의 內容이 조잡하고 체계가 없어서 사람을 감동시킬 수가 없다. 그나마 이밖에 따로 布敎가 없다는 실정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참으로 비참한 韓國佛敎의 현실을 直視한 말이다. 布敎의 方法이 多樣化되어야 함은 물론 먼저 布敎師의 資格이 갖추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布敎師의 資格으로 첫째 熱誠이 있어야 하고, 둘째 忍耐心이 있어야 하고, 셋째 慈愛心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完全한 布敎人이 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다른 宗敎의 布敎 活動을 살펴보면 날씨의 춥고 더움과, 길의 멀고 가까움에 關係없이 다 찾아가서 布敎하며, 어느 곳 어느 사람에게라도 다 가리켜서 한 사람에 실패하면 또 다른 한 사람에게 布敎하고 오늘 되지 않으면 또 내일에 노력을 계속하여 실패 할 수록 더욱 布敎에 힘쓰니 이것이 熱誠이 아니고 무엇인가. 또 그들은 布敎하는 過程에서 어떤 비방, 어떤 모욕을 받는다 해도 같이 맞섬이 없으니 이것이 忍耐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리고 智慧있는 사람, 천한 사람, 교만한 사람, 완고한 사람……요컨대 아무리 억세어 敎化하기 어려운 무리라 해도 다 환영하여 어루만지고 타이르니 이것이야말로 慈愛가 아니고 무엇인가 라고 말하였다. 타종교가 오늘같이 隆盛하게 된 것은 우연이 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歷史的인 事例를 들어서 布敎의 姿勢를 反省하고 覺醒 할 것을 촉구하였다. 敎理面에서 萬分의 一도 佛敎에 따라오지 못하면서 그들이 이렇게 설치고 활동하는데, 玄妙하고 광대한 眞理를 갖은 佛敎徒들이 이렇게 어깨가 처지고 머리를 움츠려서 기를 펴지 못함은 누구의 탓인가 라고 自省을 促求하고 있다. 佛敎가 오늘같이 황량한 모습을 빚은 허물은 예전 사람에게 있고, 後日에 우리 佛敎가 復興하는 때가 온다면 그 責任은 지금 사람들에게 있을 것이다. 한 거름 더 나가 목숨을 던지고도 사양치 않을 것 같은 행동은 오직 衆生을 制度코자 하는 까닭이니, 自利·利他가 아울러 布敎에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布敎의 方法은 하나가 아니다. 혹은 演說로 布敎하고, 혹은 新聞 雜誌를 통해 布敎하고, 혹은 경을 飜譯하여 널리 유포시켜 布敎하고, 혹은 慈善事業을 일으켜 布敎하기도 하여 百方으로 가르침을 소개해 그 어느 하나가 결여될까 걱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요즈음 다소 다양화되어지는 布敎의 유형을 살피면서 韓國佛敎가 나가야 할 지표는 새롭게 제시하였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布敎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寺院의 位置를 知的하고 있다. 山中 寺院 中 기념할 만한 寺刹은 남기고 적극적인 都會地에다 寺刹을 建立해야 되고, 山中 寺院 중 歷史가 오래고 文化財가 있는 寺刹은 남기고 작은 사찰이나 폐사 된 것은 都會地에다 건립하고, 寺院을 연합하여 都心속에 布敎所나 出張所를 적극적으로 개설하여 大衆 속으로 佛敎가 다가가야 할뿐만 아니라, 救世 主義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積極的으로 衆生 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佛敎가 社會化 되고 生活化 되자면 무엇보다도 深奧한 敎理를 通俗化하고 깊은 哲理를 용이하게 일반이 알 수 있는 한글 譯經이 급선무임도 아울러 밝히고 있다.
3) 僧尼의 結婚 問題
萬海 韓龍雲禪師가 마치 佛敎의 不淫戒를 전적으로 부정하였기 때문에 불교 개혁론의 최대 실수요, 이 점이 《朝鮮佛敎維新論≫의 결정적인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것은 萬海 韓龍雲禪師의 《朝鮮佛敎維新論≫에서 結婚 問題에 대한 핵심의 이해가 부족한 데서 기인하는 것 같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僧侶 結婚 問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나는 부처님의 戒律을 무시하고 僧侶 全部를 모두 다 破壞에 몰아 넣으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자유에 일임하려 하는 것뿐이다"
라고 분명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그것에 대한 自由를 인정하여 僧侶 個人의 自由意思에 맡기자는 것이다. 옛사람으로서 終身토록 聚妻하지 않은 경우가 얼마든지 있음을 설명하면서, "데카르트, 파스칼, 칸트 등은 哲學이 아내요, 뉴톤은 科學이 아내요, 볼테에르,괴테는 文學이 아내였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僧侶들도 佛敎로써 아내를 삼고 終身토록 聚妻하지 않는다면 내 어찌 그이를 머리 위에 받들고 무릎으로 절하며 그이를 꿈속에서도 생각하거나 그이를 讚頌하지 않겠는가."
라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다만 根氣가 수승하여 스스로 극복할 수 있을 때 不淨 戒律은 생명이 있는 것인데, 物理的으로 막아서는 더욱 많은 문제점만 내포하게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부처님의 상승 법이란 참으로 높은 根氣를 갖은 僧侶들이 수행하는 상근기법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므로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그런 法이 아니요, 더욱이 出家 沙門의 길을 아무나 갈 수도 없다는 것이다.
朝鮮 王朝는 抑佛의 시대, 僧侶의 수준에서 본다면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음은 확연한 사실이었다.
더욱이 이러한 問題의 해석을 자신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어 왔고, 또 무조건 批判만을 앞세우려는 경향도 있어 왔다. 그러나 이 問題의 本質的인 解答은 維新論의 바른 해석을 통하여서만 이루어져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여 둔다. 아울러 아직도 僧侶 聚妻論의 문제 때문에 萬海 韓龍雲禪師를 評價하는데 있어 주저하고 있다면 《朝鮮佛敎維新論≫의 本質을 잘못 把握한 결과일 뿐이다. 萬海 韓龍雲禪師의 歷史意識과 時代精神을 바르게 이해하는 길이야말로 佛敎 改革의 참뜻을 옳게 이해하는 길이다.
4) 其 他
그 밖에도 改善하고 改革하여야 할 項目을 지적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項目만 짚고 넘어 가고자 한다. 僧侶의 參禪 問題, 念佛堂의 廢止 問題, 寺院의 位置에 대하여, 佛家에서 崇拜하는 塑繪에 대하여, 佛家의 各種 儀式에 대하여, 僧侶의 人權 回復은 반듯이 生産에서, 寺院 住職의 選擧法에 대하여, 僧侶의 團結 問題에 대하여, 寺院의 統轄問題 등 각 항목에 걸쳐 문제점과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도 한국 불교의 오늘의 현실에서 취할 바가 많으리라 믿는다.
이상 佛敎의 문제점을 고치고 實踐하여 未來 宗敎로서의 제반 역할을 다 하기 위한 方法을 具體的으로 설명하고 있다.
5. 結 論
佛敎의 改革 精神을 萬海 韓龍雲禪師의 《朝鮮佛敎維新論≫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90년 전의 時代的인 狀況과 지금의 時代는 엄청난 변화를 겪은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변화의 모습 중에서 유독 佛敎는 커다란 모습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욱이 21세기를 향한 오늘을 우리는 尖端 情報化 時代라고 말한다. 이러한 시대의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萬海 韓龍雲禪師의《朝鮮佛敎維新論≫이 다시 읽히는 이 시대의 아픔이 어디에 있는가를 살펴봄은 佛子 모두의 아픔이 아닐 수 없다.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진 구태 의연한 方法으로 尖端 情報化 시대를 살아가는 現代人들에게 佛敎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萬海 韓龍雲禪師는 《朝鮮佛敎維新論≫ 중 佛敎의 性質에서 불교를 宗敎的인 性質과 哲學的인 性質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迷信과 希望을 심어 주는 宗敎의 性質을 比較하면서 "나"의 主體的인 把握없이, 즉 마음의 깨달음 없이 미혹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人間 最大의 希望인 佛敎的인 性質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佛敎의 主義에서는 平等主義와 救世 主義를 설명하고 있다. 이것의 적극적인 실현을 통하여 社會 參與의 佛敎를 확인하고, 自由主義와 世界主義를 平等主義의 근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利己主義를 몰아내고 同體大悲의 菩薩의 理想鄕을 향하여 佛敎의 대사회적인 적극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萬海 韓龍雲禪師는 《朝鮮佛敎維新論≫에서 첫째는 進步를 그치지 아니하고 진정한 文明의 이상에 도달하는 佛敎가 되어야 하고, 둘째는 佛敎는 철저한 平等主義에 입각한 宗敎임을 역설하고 있으며, 셋째는 불교가 現實과의 적극적인 關係 속에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에서 개괄적으로 《朝鮮佛敎維新論≫을 살펴보면서 萬海 韓龍雲禪師는 일을 꾀하는 것은 사람에 있고,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있다는 옛사람의 말을 비판하면서 일을 꾀하는 것도, 일을 이루는 것도 모두 다 나에게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天運도, 남을 탓함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朝鮮佛敎維新論≫은 거짓 維新(未開國人) 즉 옛것으로 돌아가고, 참다운 維新(文明國人)이 될 때 萬海의 영광이 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朝鮮佛敎維新論≫의 제일 마지막 一句節을 다음과 같이 쓰며 붓을 놓았다.
"아우여 형이여, 들리지 않는가. 이는 파리 소리가 아니라 닭의 울음임을! "
아직도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칠흑과 같이 어두운 한밤중을 헤매는 衆生이 있다면, 萬海 韓龍雲禪師의 《朝鮮佛敎維新論≫에 귀기울일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