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론] 용산서 꽃피울 민족문화의 자존심/전보삼 한국박물관협회 상임이사·만해기념관장
    글쓴이 관리자

    날짜 13.11.18     조회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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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주지하다시피 용산은 한국 근대사에서 우리에게는 질곡의 공간이었다. 내국인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접근이 금지됐던 곳. 그 질곡의 역사는 1905년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한강과 근접한 교통의 요지인 용산 일대를 점령한 후, 이곳을 대륙침략의 거점으로 삼은 데서 시작된다. 이후 일제의 야욕이 물거품으로 끝난 8·15광복 이후 미군이 이용하게 됐고 오늘에 이르렀다.

    이러한 근·현대사의 상징적 공간인 이곳에 우리민족의 자존심을 대변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과정을 살피면, 굴곡의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의 역경을 보는 듯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출발은 8·15 광복과 같이 경복궁에서 시작됐지만, 이후 60년 동안 일곱 번이나 이전(移轉)하면서 당당하게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 민족이 시대사적인 아픈 과거를 극복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강국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처럼, 국립중앙박물관도 우리의 땅에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하게 됐다.

    박물관 부지 4만 4000여평의 매머드급 규모, 우리의 전통적 건축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설계, 리히터 규모 6 이상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자연채광 도입, 최첨단의 자동화재 탐지설비와 방재시스템 구축, 밀폐형 진열장과 광섬유 조명, 자외선 필터가 설비된 진열장,1만 2000점의 유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시시스템, 세계 최초의 유물 내비게이션 시스템 도입 등, 새 중앙박물관은 세계 6대박물관이라는 자랑스러운 수식어에 걸맞은 모습을 하고 있다.

    새 박물관은 이러한 외적 규모와 더불어 내실을 기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연구와 교육에 있다. 직장인들의 주5일제 근무정착과 주5일제 학교수업의 확산은 박물관에 대해 이러한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박물관 역시 이러한 의무에 부응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박물관에 대한 국민들의 정확하지 못한 인식을 스스로 바꿔나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박물관’하면 고답적인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불상과 석탑이 있고 청자와 백자가 있는 케케묵은 곳이라는 생각이 앞서는 공간인 것이다. 그러나 여느 박물관에서나 봐왔던 이러한 유물들은 볼 때마다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는 박물관들이 국민을 향한 적극적인 연구와 교육을 실천하지 못한 것도 그 원인의 하나가 아닌가 한다. 소장유물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결과물을 도출해 내고 그것을 통해 국민의 교육 마인드를 향상시키는 것은 ‘박물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학예사들의 몫이라 하겠다. 프랑스·영국 등 박물관이 보다 활성화된 곳들은 학예사(큐레이터)역할이 그만큼 중대하며 지위 또한 대학교수나 유수한 연구기관의 연구원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우리 박물관에서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는 별도로 새 박물관은 종합문화벨트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 내부에 들어서는 극장 ‘용’과 온·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뮤지엄숍, 거울못 레스토랑 ‘아리수’ 등 문화 편의시설은 우리나라 박물관 중 최초로 들어서는 부대시설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들은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박물관의 새로운 영역 확장에 일조하게 될 것이다.

    또 이러한 문화 편의공간은 박물관을 또 다른 문화휴양지로 만들고, 나아가 국민의 문화향수 기회증진에 크게 기여해 박물관의 새 지평을 열어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예만 보더라도 새 국립중앙박물관은 명실공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의 보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개관은 이러한 의미에서 커다란 민족적 자긍심으로 인식될 것이며 우리 국민 모두는 민족·문화적 자긍심의 발로를 용산의 새 중앙박물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보삼 한국박물관협회 상임이사·만해기념관장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81&aid=000006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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